직원 수백명의 신상 정보가 담긴 기업의 하드디스크가 인터넷쇼핑몰에서 거래되는 등 중고PC를 통한 개인정보 유출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.
한국과학기술원(KAIST) 테크노경영대학원 DB연구실 문송천 교수팀은 인터넷 경매를 통해 구입한 41개의 하드디스크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9일 밝혔다. 문 교수팀은 9일 발표한 '개인정보 국내 유출 실태 보고서'에서 조사 대상의 30%에 이르는 중고 하드디스크에서 총 1349명분의 개인정보를 발견했다고 밝혔다.
이 같은 개인정보에는 이름, 생년월일, 소속, 직급, 주소, 전화번호, 보험증번호, 건강검진내역, e메일, 일기장, 이력서뿐 아니라 568명의 주민등록번호도 들어있었다.
특히 D건설회사 성남사업장에서 사용됐던 하드디스크에는 산업재해기록, 직원 및 협력업체 근로자 471명의 신상정보 등 기업비밀도 포함돼 있었다.
또 한 보험회사 지국에서 사용했던 하드디스크에서는 피보험자들의 주민등록번호와 자사 직원 236명의 인사발령 내역이 발견됐다.
문 교수 연구팀은 "인터넷에서 구입한 중고 하드디스크의 65%는 가장 기본적인 정보삭제 과정인 '포맷' 조차 거치지 않았다"며 "하드디스크에 담긴 기밀정보는 포맷해도 완전히 삭제되지 않으므로 완전 삭제 소프트웨어를 이용하거나 물리적으로 파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"고 밝혔다.